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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책방 | [라디오] [딸바책방] 23화 1+1 혼자 있고 싶은 남자
  • 2021.01.08     219
  • 등록자: 푸른아우성

본문

말 못 한 상처와 숨겨둔 본심에 관한 심리학

'혼자 있고 싶은 남자'는 특히 오해받기 쉬웠던 남자의 마음을 들여다봄으로써 여자는 물론 남자 자신도 몰랐던 마음의 본질을 확인한다. ‘남자다움’의 압력 아래 오랫동안 상처 입은 채 고립되어온 남자들의 심리를 깊이 이해하면서 감정의 골을 해결하고, 어쨌든 함께 살아가야 하는 남자와 여자가 좀 더 조화롭고 행복하게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 : 선안남


글 쓰는 상담심리사.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과와 상담심리 대학원을 나왔고 동 대학 및 건국대학교 대학 상담실에서 상담자 수련을 받았다. 세종도서로 선정된 《명륜동 행복한 상담실》을 비롯하여 열두 권의 책을 썼고, 그중 다수의 책이 중국, 대만, 홍콩에서 출간되었다. 현재는 '선안남 심리상담 연구소'를 운영하며 상담, 집필,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심리상담실의 문을 두드리는 남자 내담자들이 늘면서, 건강하지 못한 여성상이 여성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 이상으로, 건강하지 못한 남성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남성들이 많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느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딸바책방DJ 엘리스입니다.


오늘은 성이슈와 책을 함께 보는 원플러스원 시간입니다.


가부장제적 남성상과 여성상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고,


이런 사고방식이 연인관계, 특히 결혼관계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부딪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 <혼자 있고 싶은 남자>를 청취자 분들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이신 선안남 작가님께서는 상담사로 일하고 계신대요. 저는 이름만 보고 당연히 남자분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저자소개를 보니까 여자분 이시더라고요. 


첫 딸들에게 사내 남자 돌림을 붙여준 증조부의 가부장적 의도에 따라서 편안할 ‘안’, 사내 ‘남’자를 써서 안남이라는 이름을 받으셨는데요. 


한자의 뜻을 풀어보면 ‘남자를 편안하게 해주는 여자’입니다. 


증조부님의 시절, 가부장제의 사고방식에서는 이것이 남자에게 순종하는 여성, 남성이 사회적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집안일의 대소사를 책임지는 배우자라는 의미로 풀어볼 수 있겠죠. 


저는 작가님께서 정말 이 이름처럼 살지만 ‘남자를 편안하게’의 의미를 바꾸셨다는 점이 제일 흥미로웠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혹은 추구하는 ‘남자를 편안하게 한다’는 가부장제의 상처로 입을 닫아버린 남성들의 속상한 마음, 슬픈 모습, 감수성을 이해해주고, 보여줘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입니다. 


‘안남’의 의미를 시대에 맞게 창조하신 거죠! 지금 우리가 가부장제에서 성평등으로 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작가님께서 상담사이기에 가능한 통찰과 창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좁게 보면 남성 심리학책으로 볼 수 있는데요. 가부장제가 바라는 남성상은 무엇이었으며, 그것이 개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취약함, 약함을 드러내는 것이 남성성을 훼손시켰던 경험과 역사를 쌓아온 남성들에게 이제는 말해도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애초에 남성다움의 정의가 잘못됐다는 점도 짚어주고 있고요.


 


흥미로운 점은 가부장제의 남성상을 다루면서 필연적으로 가부장제적 여성상도 함께 다루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저는 남성상과 여성상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아요. 


독립적으로요. 서로 상호작용하거나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을 못해봤던 것 같아요. 또 재밌는 점은 가부장제가 요구하는 남성성을 여성인 제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많았어요. 


가부장제 속에서 여성이 열등하고, 남성적 스테레오타입이라고 말해온 것들은 우열한 것처럼 다뤄져왔기 때문에 여성들도 남성적 특성이라고 분류되어 온 것들을 선망하고 내면화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책 3장에서 나오는 슈드비(should be) 사고방식이나 성취지향, 결과지향적인 부분은 꼭 가부장제적 남성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급격한 경제발전을 이뤄온 과정 속에서 한국에 면면히 흘러온, 강조되어온 가치라고 생각되고요. 남성만을 위한 책처럼 보이지만 여성분들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인관계에서 소통이 잘 안 된다, 항상 같은 이유로 헤어진다 이런 분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경험과 시간, 두 분의 관계를 되짚어보시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심리학책을 좋아하시는 분들, 자존감이 화두이신 분들,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보고 싶다’하는 분들에게는 특히 도움이 되실 거예요.


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철들지 않는 아이


2장 허세 부리는 소년


3장 가장은 영웅이고 싶다


4장 아버지의 그림자


 


각 장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3장, 4장으로 가면서 1장과 2장이 더 잘 이해되고 이야기도 더 풍성해져요. 


특히 아버지 세대를 말하는 4장인 <가장은 영웅이고 싶다>로 넘어가면서 책이 다루는 시공간이 확 넓어집니다. 


그래서 한 두 챕터만 읽으시는 것보다는 가능하면 앞 내용이 기억날 때 모든 챕터를 읽기를 권해드립니다. 책이 잘 읽혀서 금방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먼저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중심으로 말씀드릴게요. 우선 가부장제에서 성평등의 시대로 가는 우리의 모습을 책을 통해서 잘 진단해주신 것 같아요. 


현 시대에 대한 진단뿐만 아니라 그러면 우리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에 대한 제안까지 담겨있었어 더 좋았어요. 


남성도 여성도 가부장적 틀을 완전히 벗지 못한 변화의 과도기에 느끼는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새로운 남성성과 새로운 여성성에 대해, 더 건강한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살펴보고 실천해야 할 시기라고 하셨고요. 


더 구체적으로는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실제 삶에서 일상에서 서로를 ‘남자 대 여자’ 가 아닌 고유의 개성과 섬세함, 상처를 가진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바라봐야 한다고요. 


이런 과도기에서 상대적으로 위축되었다고 느끼는 남자의 마음을 충분히 안아주고, 동시에 이제 막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여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어야 한다는 말도 참 좋 공감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성평등이라고 하면 갈등의 구도가 부각되고, 남자는 가해자, 여자는 피해자라는 프레임 때문에 이물감, 불편감이 느껴졌는데. 


여성뿐만 아니라 가부장제를 통해서 남성은 어떤 상처를 받았는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함께 봐야 정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제대로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성평등의 시대로 가기 위해서 가부장제에서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두 번째로는 이 책을 통해서 저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는 부분인데요. 저에 대한 키워드, 힌트들을 많이 던져줬던 책이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청취자분들도 공감되는 부분들을 많이 발견하실 수 있을 거구요. 어떤 상황이나 사람들도 떠오르실 거예요. 


그런 것들은 좀 적어놨다가 잠깐 들여다보시는 시간을 가져도 좋으실 것 같아요. 이번 책은 가부장제적 남성상과 여성상이 일상생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말과 모습으로 펼쳐지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독립적이었던 남성과 여성이 연예관계, 결혼관계에만 들어가면 왜 가부장적인 모습을 드러나는지에 대한 설명도 좋았어요. 


이 책을 통해서 제가 어렴풋하게 느꼈던 모순들과 감정들이 모양을 갖고, 언어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이 저한테는 가장 좋았던 부분입니다.


 


세 번째로는 이 책은 상담사의 눈으로 본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도 읽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 사람은 행복해지기위해서 관계와 일에서 모두 성공해야 하고, 인간은 자신을 표현하고 들어내고 싶고,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존재라는 거였어요.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기는 방법, 이런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의 반응과 두려움이 개인의 기질, 경험과 역사, 가부장제적 남성상과 여성상의 영향으로 다르게 표현될 뿐이라는 거죠. 


성별차이, 지역차이, 계급차이, 최근에는 취향차이까지 차이를 강조하는 흐름이 주류인 시대 속에서 결국 사람은 같은 욕구, 필요를 가진 존재라는 관점을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들 중심으로 청취자분들과 함께 나누어보았는데요.


작가님이 쓰신 그대도 전달해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지금부터는 좋은 문구와 단락을 직접 읽어드리려고 합니다. 


책 일부를 먼저 읽어드리고요 왜 그 부분을 선택했는지 이야기하는 순서로 진행해나가겠습니다.


 


책 42~45page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가부장제에서 양성평등으로 가는 과도기이다. 본질적 골격은 그대로 둔 채 몇몇 세부적인 것만 변화시키고자 하는 과도기적 시도는 아직 엉성하고 불완전하다. 


그런 가운데 가부장제의 틀을 완전히 벗지 못한 채 목소리만으로 남자의 무능력을 비난하는 여성들도 많이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남성에게는 가부장으로서의 의무는 계속하되 가부장이 가진 특권은 내려놓으라는 모순된 요구가 가해진다. 


이런 압박을 느끼며 남성들은 억울하고 혼란스럽다. 남성도 여성도 가부장적 틀을 완전히 벗지 못한 변화의 과도기에 느끼는 혼란이다.


 


특히 삶이 더 힘들어지고 기댈 데가 없어진데다가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든 남성들은 과거에 대한 향수에 젖어 강력한 가부장제로 회귀하고자 하고 여성 혐오주의를 키우기도 한다. 


변화가 달갑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미 변화는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모든 변화의 과도기에는 긍정적인 모습만 기대할 수는 없다. 


이럴 때 우리에게는 변화의 파급을 감당해낼 다양한 관점이 필요하다. 바로 지금이 새로운 남성성과 새로운 여성성에 대해, 더 건강한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살펴보고 실천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가부장제가 부여한 경직되고 폭력적인 틀을 벗고, ‘남자 대 여자’ 가 아닌 고유의 개성과 섬세함, 상처를 가진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바라보아야 한다.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 마음을 가부장적인 관념적 틀에 의존해서 말하기보다 그 틀에서 벗어나 진짜 내 심정과 욕구를 이야기해야 한다. 


욕구의 좌절을 원망으로 쏟아내기보다는 나의 좌절을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지금 과도기에 서 있는 우리는 상대적으로 위축되었다고 느끼는 남자의 마음을 충분히 안아주고, 동시에 이제 막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여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어야 한다. 


​이 부분을 보면서 가부장제에서 성평등 시대로 가는 한국,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잘 진단해주셨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함께 제시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읽어드리고 싶은 부분은 책 p99, P103입니다.


 


우리에게는 관계와 성취의 성공과 실패를 시물레이션해볼 수 있는 가장 손쉽고 재미있고 안전한 공간이 있다. 바로 드라마와 게임이다. (…….) 


성취의 애타는 감각 때문에 불편해진 마음은 내려놓고, 안전하게 몰입하고 안전하게 실패하고 통쾌한 성공의 감각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인 셈이다. 


(…….) 환상과 가상의 세계에서 자신의 공포를 마주하거나 무시하는 법을 연습하고 그 시간을 통해 위로받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금 현실에 몰두하고 희망을 품을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 ‘게임을 하기에’ 괜찮은 남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임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고 게임하는 남편의 모습에서 ‘관계 실패’의 징후를 읽지는 않았으면 한다. 


‘게임의 승리’와 ‘관계의 실패’는 엄연히 별개의 문제다.


 


지금까지 게임은 주로 게임을 많이 해서 문제다, 혹은 중독이라는 문제적 맥락에서만 이야기되었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게임에 대해서 부정적인 느낌이 있었는데요. 


제가 방금 읽어드린 부분을 통해서 저 스스로 편견을 갖고 있었고, 내가 잘 모르고 알지 못했던 것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않고 너무 쉽게 단정 짓고 결론을 내렸다는 부분을 제일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우리 남편은 게임하는 것 빼고 다 괜찮아요”라고 말하는데 사실은 남편이 게임을 통해서 실패내성을 해소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괜찮은 남자일 수 있다고 한 부분은 정말 새롭고 신선한 시각이었어요. 


게임에 몰두 하는 남편을 보면서 아내 자신의 관계실패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표현도 인상 깊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읽어드릴 부분은 책 30P입니다.


 


우리는 타인에게 말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존재다. 타인에게 말을 걸지 않으면 결국 자기 자신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하는지도 잊어버리게 된다.


 


결국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묻고 들어야 하는 이유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는 거예요.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나를 잊지 않기 위해서 나에게도 말을 걸기 위해서 우리는 다른 사람과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고요. 


지금까지 자신의 감수성, 연약함, 슬픔을 내어놓으면 자신이 취약해지고 위험해질 거라는 생각에서 말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침묵의 시간, 


그런 마음에 귀 기울이는 것이 우리 시대에 필요한 소통의 시작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늘의 원플러스원에서는 책 <혼자 있고 싶은 남자>와 가부장제의 남성상, 여성상이라는 이슈를 가지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다음 주 북스톡스 시간에서는 커플을 모시고 본격적인 책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해주신 청취자분들께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 북스톡스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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